# 미국, 공급은 늘었지만 수출은 고전
# EU, 가격은 오르고 도축두수는 줄고
# 중국, 공급과잉 속 가격 하락세 보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이후 세계 경제는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의 여파로 성장 둔화 우려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돼지고기 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을까.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최근 ‘2025년 3분기 글로벌 축산업 분석 및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과 전망, 글로벌 환경 이슈 점검, 주요 축산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가별로 공급 상황, 가격 흐름, 정책 등에 따라 양돈산업의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미국의 돼지고기 공급량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 4분기에는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상호 관세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과 브라질 등 경쟁국 대비 높은 가격으로 인해 돼지고기 수출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2월까지 돼지고기 수출은 △멕시코(38%) △일본(13%) △한국(10%) △캐나다(7%) 등에 집중됐다.

▲ EU 돼지고기 수출량 추이 및 주요국 돼지고기 가격 비교 (자료 / 축평원 보고서 발췌)
유럽연합(EU) 역시 돼지고기 수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달러 약세와 EU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이 낮아졌다. 현재 EU산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5.6% 상승하며 미국산보다 약 1.25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24년 돼지 도축두수는 2023년보다 약 0.4% 감소해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특히 네덜란드에서 전년 대비 11.2%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정부가 농가의 자발적 폐업을 유도하는 보조금 제도를 시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는 2019~2020년 양돈장 폐업을 유도하는 SRV에 이어, 2023~2028년에는 LBV를 통해 질소 배출 감축을 명분으로 모든 축종을 대상으로 자발적 폐업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농가 수가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중국의 2025년 3월 누적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올해 들어 도축두수가 소폭 증가하며 내부 공급량이 충분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공급 과잉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양돈 마진 역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국경절을 앞두고 일시적인 수요 증가로 3분기에는 가격이 반등할 수 있으나, 제한적인 경제성장률과 높은 공급량을 고려하면 이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홍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