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액 품질 탓보다 모돈사 위생, 시설 점검부터 우선해야
# 국내 AI센터 정액 품질 향상 위해 HACCP 인증 등 받아
# 모돈 사료 섭취량 감소로 BCS 나빠지면 번식 장애 가져와
고온이 지속되며 번식 장애를 호소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농가에서 정액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이보다는 모돈사의 위생관리나 시설 점검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양돈전문 컨설턴트들은 여름이면 많은 농장에서 번식 장애를 겪고 있으며, 시설이 열악한 농장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국립축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모돈의 수태율은 봄 83.0%, 가을 82.9%, 겨울 86.8%이지만 여름에는 68.7%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많은 농가에서 정액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실제로는 정액 품질보다 환경이나 위생관리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돈전문 컨설턴트들은 국내 AI센터의 경우 웅돈이 27℃ 이상의 고온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정액의 성상이 나빠지기 때문에 정액 품질 향상을 위해 웅돈사에 에어컨을 설치·가동해 정액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내 대부분의 AI센터는 ISO 인증, HACCP 인증을 받는 등 정액 품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농가에서는 여름철 고온에 노출된 모돈들이 헐떡이고 있고, 교배 후 21일령 임신진단을 할 때까지 스톨에 방치한 채 청소를 제대로 안 하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또 포유모돈이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로 사료 섭취량이 감소한 상태에서 포유를 할 경우 등지방이 낮아져 BCS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번식성적은 더 나빠지는데 등지방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번식성적이 우수한 농장의 경우 교배 전, 분만사, 임신중기 등 모두 세 번에 걸쳐 등지방을 체크하며 모돈의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돈전문 컨설턴트들은 돼지는 땀샘이 없어 사료를 섭취할 경우 열이 발생하는데 더위가 심할 경우 열 발생을 줄이기 위해 사료 섭취를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포유를 할 경우 등지방 두께가 8~10mm 정도로 나오면 다음 산차 번식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돈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난자의 품질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모돈 관리도 웅돈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돈업계 한 컨설턴트는 “일부 농장에서는 고온 스트레스로 모돈이 사료를 섭취하지 않아 사료통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 농장 근로자들이 사료를 다시 급여할 때 남은 사료를 슬러리에 버리는 경우마저 있어 사료 낭비는 물론 악취를 더 많이 발생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컨설턴트는 이어 “교배 후 임신사 스톨을 청소하는 농가들이 몇 농가가 되는지 묻고 싶다”며 “모돈의 위생관리와 함께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줄 경우 수정률 저하 문제는 해결이 된다”고 주장했다.
【신상돈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