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과 2등급 두당 수익 5만원차
체중만 맞춰 출하해도 1등급 받아
목(目)측 보다 체중기 이용 바람직
밀사는 질병과 품질의 '적' 지양해야
암수 분리 사육 및 출하전 절식 필수
등급 출현율도 경쟁력 지표로 삼아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돼지 도체 등급판정 기준을 보면 ▲1+등급=도체 중량 83~93㎏ 미만, 등지방 두께 17~25㎜ 미만 ▲1등급=80~98㎏ 미만, 등지방 두께 15~28㎜ 미만(1+ 등급구간 제외)이다. 도체중을 출하체중으로 환산 시 암퇘지의 경우 115~120kg, 거세돈의 경우 110~115kg이다. 이 같이 작년 1천813만두가 출하된 가운데 1등급 이상 출현률은 66.1%를 기록하면서 10마리 중 6~7마리만이 상위 등급 판정을 받았다.
농가들에게 1등급 이상 판정이 중요한 이유는 1등급과 2등급간 수익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등급별 평균 가격은 ▲1+등급=4천484원 ▲1등급=4천331원 ▲2등급=3천824원으로 1+등급과 1등급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1등급과 2등급은 약 500원 이상 벌어졌다. 이를 두당 판매가격으로 환산 시 출하시 매출액은 두당 5만원 차이가 난다. 즉 같은 출하물량이라도 등급 차이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이다. 이 같이 1등급과 2등급간 수익 차이에도 불구 1등급 이상 출현률은 정체돼 있다. 이는 무엇보다 농가의 사양관리 미흡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1등급 이상 출현률 제고를 위해서는 출하돈에 대한 세심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출하 품질 우수 농가의 공통분모=축산물품질평가원은 매년 축산물 품질 우수 농가를 선정해 시상한다. 지난해 한돈 부문 대상을 수상한 충남 서산의 가야농장(대표 이장형)은 1+등급 이상 출현율이 무려 56.4%로 나타나 전국 평균 32.8%보다 23.6%p 높았다. 2019년도 대상을 수상한 경남 산청에 태원농장(대표 박태환) 역시 1등급 이상 출현률은 89.8%로 10마리 중 9마리가 상위 등급을 판정 받았다.
이 같이 품질 우수 농장들의 고품질 출하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 농장들은 무엇보다 출하 체중을 통한 철저한 출하 관리를 꼽았다. 가야농장은 균일한 품질의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 개체선별기를 활용 생체중 111~114kg(거세), 115~118kg(암) 수준으로 전 두수 선별 출하했다. 평균 도체중(88kg)의 표준편차가 전국 6.8kg에 비해 3.3kg이 적은 3.5kg에 불과하여 품질의 표준화를 이뤘다. 태환농장 역시 디지털 체중계를 통해 주2회 비육사 출하대상 돈방 단위 체중 측정을 통해 체중 측정 후 3단계로 구분(112kg대, 114kg대, 115kg대로 표시)을 통해 115kg대는 즉시 출하, 114kg대는 3~4일후 출하, 112kg대는 7일 후 출하로 세분화한 것이다.
이 같이 출하 품질 우수 농가의 공통분모는 바로 출하 체중 관리를 통한 철저한 출하관리 계획을 1순위로 꼽았다. 즉 출하체중 관리가 출하 품질을 높이는데 가장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밀사는 품질의 ‘적’=양돈장 밀사는 돼지 만병의 근원이자, 출하 품질을 떨어뜨리는 제1의 요소다. 밀사를 하고 싶어서 하는 농장은 없겠지만, 밀사의 고리로 들어가면 쉽게 끊기가 힘들다. 밀사의 첫 번째 원인은 질병, 날씨, 모돈 적정 두수 초과 등으로 비육돈의 출하가 지연되면서 발생한다. 출하가 지연돼 돈사에 적체될 경우 출하 중량 초과, 체중 미달 등 제 때 출하 선별이 어려워 향후 품질의 문제가 발생한다. 즉 밀사는 한돈 품질 관리를 어렵게 하는 양돈장 제1의 적이다.
■암수 분리 사육, 실행에 옮겨야=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축물량(1천816만두) 중 암퇘지는 50%(909만5천543두), 거세돼지는 49.5%(898만788두)로 거의 반반씩 출하됐다. 이 같이 양돈장 암컷과 거세돈 비율이 1:1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농장들은 암컷과 거세돈을 한 돈방에서의 사육하고 있다. 그러나 암컷 대비 거세돈은 섭취량과 그에 따른 일당 증체가 6~10% 가량 높고 등지방 역시 동일 체중 대비 2~5mm가 두껍다. 즉 한 돈방에 있는 암컷들이 거세돈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암수 동반 사육 농장들은 돼지의 출하 체중 관리가 어려워 상위 등급 출현 비율도 낮다.
이는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축산과학원이 지난해 서울대와 공동으로 3개월간 돼지 160마리를 암수 분리를 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사육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암수 분리 사육을 한 그룹의 1등급 이상 비율은 87.5%로 분리 사육을 하지 않은 그룹보다 25%P 높았다. 이에 농가에서는 젖을 땐 뒤부터 암수를 나눠 사육하되 암퇘지는 체중이 115~120㎏일 때, 거세돈(수퇘지)는 110~115㎏일 때 출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같이 비육돈 암수 분리 사육만으로도 1등급 이상 출현율 향상이 기대, 암수 분리 사육 미실시 농장의 경우 당장 실행에 옮기면 출하 품질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하 전 절식과 등지방두께=출하체중만 맞춰도 1등급 이상 출현률 제고는 기대할 수 있다고 앞에서 언급했다. 그러나 1등급 규격 체중 범위에 들어왔더라도 등지방두께가 기준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억울하게도 상위 등급을 못 받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같이 출하체중 관리와 더불어 등지방두께가 상위 등급 출현에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출하돼지의 등지방두께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내 농장의 육종 및 정액 통일을 통해 균일한 돼지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절기에는 비육돈 보상 증체로 인해 돼지들이 과도하게 사료를 섭취, 잉여된 영양소가 등지방으로 축적돼 떡지방이 발생될 수 있으며 여름에는 사료 섭취 저하로 등지방이 얇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등지방 두께 관리를 위해 계절별‧사육 단계별 사료 섭취가 구분돼야 한다.
또한 출하 전 절식은 돈육 품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한다.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출하 전 절식이 길어짐에 따라 생체 감량은 진행되었지만 도축장 체중 기준 지육률은 오히려 증가, 수취 가격이 증가함에 따라 출하전 절식은 품질 향상에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등급 출현률에도 관심 가져야=MSY는 농가 단위 경쟁력의 척도다. 한돈산업이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규모화, 전업화되면서 MSY 등 생산성이 중요시하게 된 것이다. MSY 증가는 곧 농가 생산비를 감소, 농가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치다.
그러나 생산성과는 달리 품질 향상은 상대적으로 등한시 된 측면이 있다. 이에 앞으로 업계가 MSY 등 생산성과 더불어 상위 등급 출현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는 소비자들이 한돈 품질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 이제 MSY를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한 양돈산업이 한돈 품질 제고 노력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이다. 한돈 품질 제고가 한돈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업계가 관심을 가지고 농가들에게 지속 설득, 소비자들이 원하는 한돈을 생산토록 유도해야 수입육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난해 등급별 경락 가격 및 두당 수익 차이(자료 팜스코 제공)
[출처 : 양돈타임스 2021. 5. 14.]